윤창중 SNS 재개, 사과부터 하시죠?

윤창중 SNS 재개, 사과부터 하시죠?

20대 인턴 여직원 성추행 파문, 더 숙고했어야 한다.

 

윤창중 대변인이 SNS를 재개해 대중의 비난을 받고 있다. 대통령 순방 중 성추행 혐의로 청와대 대변인을 사퇴했다 지난달 7일 공소시효가 만료된 윤창중 전 대변인이 SNS를 시작해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자전거를 끌고 가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윤창중(60)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어깨까지 기른 단발머리에 청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끌며 발길을 옮기는 그의 뒷모습이 담겼다.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윤 전 대변인이 약 7개월여 만에 스스로 자신의 근황을 알리며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꿈트림에 대중들은 당혹감을 느낄 수 밖에 업다.

 

그는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20대 인턴 여직원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뒤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그는 사건 이후 사실상 외부와의 인연을 끊고 칩거에 들어갔고, 스스로 모습을 공개한 바가 없다.

 

약 3년이 지났지만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는 듯 다시 활동을 재개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방미 중 윤 전 대변인은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20대 인턴을 호텔 방과 호텔 바에서 두 차례 엉덩이를 만졌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윤 전 대변인은 급하게 귀국했고, 그해 5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해명했다. 사실과 달랐고, 박 대통령은 그를 경질했다.

 

수사에 나선 미국 워싱턴DC 검찰은 윤 전 대변인을 불기소하고 단순 경범죄로 분류했다. 공소시효는 3년이었다. 워싱턴DC 법률에 따르면 성추행 경범죄는 한국과 미국 간 범죄인 인도 청구 대상이 아니지만, 윤 전 대변인은 될 수 있는 대로 외부의 눈을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7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법적으로 어떤 처벌도 받지 않게 됐다. 국민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던 윤 전 대변인은 법률적으로 이제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공소시효가 끝나고 약 20여 일 후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자 온라인의 반응을 뜨거웠다. 그의 SNS 활동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공소시효가 만료한 만큼 윤 전 대변인은 자유의 몸이 됐다. 도덕적 비난은 받을 수 있겠지만, 법적 처벌은 불가능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윤 전 대변인의 SNS 활동 시작 시점을 두고는 말이 많다. 윤 전 대변인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 20일이 지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따지고 보면 얼마만큼 자숙을 해야 하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엔 사회적 공감대 또는 사회적 용서라는 무언의 기준이 존재한다. 이런 이유에서 볼 때 "나라 망신을 시켰다"고 공분을 산 장본인인 윤 전 대변인의 SNS 시작은 사회적 용서를 바라기엔 이른 감이 있다.

 

공직자로서 대통령 순방 중에 성추행 혐의로 직에서까지 물러난 사람의 태도가 맞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대국민 사과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국격을 떨어뜨린 것에 대한 용서를 먼저 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국민이 윤 전 대변인을 이해해줄 날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국민은 아직 '그 일'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에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SNS가 아니라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는 마음과 진정한 사과와 용서가 먼저 아닐까. 공소시효 끝났으니 '인턴 성추행' 혐의를 시치미 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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